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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모현신(1기) 영화감독, 포르투칼 국제영화 경쟁부문 대상
2015.11.22 23:17
관리자 2136

모현신 감독의 장편 극영화 <포항>이 최근 포르투갈 브라가시가 개최한 제1회 플루먼 패스트(Plumen fest) 국제영화제에서 인터내셔널 경쟁부문 대상을 수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포항> 의 모현신 감독(문화전문대학원 1기) 

 

영화 <포항>은 실종에 관한 이야기다. 그것도 바다에서 피붙이를 잃어버린 주인공의 이야기다. 세월호 참사 애도 속에 차분히 열린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그 곳에서 만난 <포항>은 세월호 참사가 아니었더라면 무채색인 느낌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저 스쳐간 영화가 됐을지도 모른다. 영화의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연수는 바다에서 실종된 아버지를 찾기위해 포항에 내려온다. 지인의 소개로 구룡포 조선소에서 배를 수리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온통 바다에 가있다. 하지만 아버지를 찾기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가 하는 일이란 망망한 바다를 바라보는 일 뿐. 영화 후반부에 이르러, 마침내 연수는 무슨 의식을 치르듯, 볏짚으로 만든 사람모형 두 개를 만들어 바다에 태운다. 하나는 성인 크기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린 아이 것. 성인 크기 볏짚은 바다에 띄워보내지만, 작은 볏짚 인형은 차마 띄우지 못한다.
 


불친절한 영화...여운은 깊고 길다

<포항>은 모현신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감독 스스로 '불친절한 영화'라고 말한다. 보고 난 뒤에도 알 듯, 모를 듯 난해하고 애매하다. 하지만 영화가 주는 울림은 애매한만큼 깊고 길고 긴 여운을 준다. 모현신 감독을 5월 4일 전주 영화의 거리내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마침 첫 상영을 한 뒤 관객들과 대화(GV)를 마친 다음 날이었다. 관객들의 반응에 대한 모 감독의 느낌이 궁금했다.

모현신(이하 모감독):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 역시 모니터로만 보다가 스크린으로 처음 봤는데 느낌이 다르더라. 속도감도 다르고. 중간에 관객들이 많이 나갔는데... 역시 친절한 영화는 아니었던 것 같다. (웃음)

- 영화를 어떻게 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모감독: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꿈을 꾸었다. 약 2년반 전이었다. 볏짚으로 만든 인형을 바다에 던지는 꿈이었다. 꿈이 너무 생생해, 그 이미지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날 갑자기, 가족이 사라져버린다면...

'스토리'가 아닌 '이미지'에 끌려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모감독. 영화의 배경, 인물들도 모감독이 꿈 속에서 보았던 이미지에 의지했다. 영화 속에서 연수는 아빠의 실종 소식을 듣고 포항으로 내려오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미 '실종'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궁금했다. 모감독은 왜 하필 '실종'에 천착했던 걸까?
 

모감독: 아이를 갖고 나면서부터 아이가 어느 순간 없어져버리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생겼던 것 같다. 부모님이나 다른 혈육의 실종에서 느낄 수 있는 두려움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실종은 사라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실재하는 것도 아니다. 무작정 기다리고 또 기다릴 수밖에 없는 막막함. 기다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막막함이다.

모감독에게 실종이나 죽음에 어떠한 트라우마가 있던 건 아닐까? 그것이 무의식으로 꿈 속에 나타난 것은 아닐지 살짝 궁금했다.

모감독: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의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다. 지금껏 장례식장조차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 아닌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기억이 있다. 어린 시절, 아빠가 배를 탄 적이 있다. 유조선 배를 타고 항해를 했는데, 1년에 집에 2~3번 정도 들렀다. 늘 바다에 있는 아빠의 무사함을 기도했던 엄마 생각이 난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현실이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

가까운 친지나 가족의 죽음이 아니더라도, 가끔은 알지 못하는 사람의 죽음을 통해 마음이 허물어지기도 한다. 요즘 우리 국민들이 그렇다. 이 영화가 달리 보이는 것도 세월호 침몰이라는 참담한 비극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바다에서 실종된 가족'이라는 소재를 다룬 영화를 소개하는 모감독의 마음도 복잡할 터.

모감독: 아침마다 페이스북을 본다. 스텝들도 마찬가지다. 울컥한다. 현실이 영화보다 더 영화같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지어 설명하는 건 내 영역이 아닌 것 같다. 영화는 이미 내  손을 떠났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하필 이 시기에 왜 이런 영화를 개봉하냐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 하지만 그건 내가 뭐라고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모감독은 영화 해석의 많은 부분을 관객들의 몫으로 돌렸다. 어떤 장면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구체적인 대답은 피하고 대부분 웃음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려줬다. 연수가 배 위에서 차마 던지지 못한 작은 볏짚인형은 바로 연수의 아들이라는 것. 즉, 연수의 아버지와 아들은 함께 실종된 것이다. 감독이 알려주지 않았더라면 대부분의 관객은 아마 눈치채지 못하고 미궁(?)속으로 빠져버렸을 지도 모른다.

모감독: 아버지의 실종에 대해서 연수는 어떤 식으로든 받아들여야하고 마무리하고 정리해야된다는 일종의 책임감이 작용해서 바다 위에 볏짚 인형을 던지지만, 아들 인형은 차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들 이야기까지 다루면 영화의 감정선이 너무 복잡하고 넘칠 것 같아서, 영화 속에서 아들이라는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혹시 눈치챈 관객이 있다면 알았겠지만.
 

 영화 <포항>의 한 장면. 연수(사진 속 인물)는 바다에서 실종된 아버지를 찾기위해 포항으로 내려온다. 그가 내려와서 할 수 있는 일은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일뿐.

 


 대부분은 몰랐을 것이다. 아들 볏짚 인형을 바다에 던지지 못한 그 마음은 알 것 같다. 부모는 자식의 실종을 두고 차마 죽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인형을 바다에 던진다는 건, 시체를 찾기 위함인데(일부 바닷가 지역에선 실제로 그런 풍습이 있다) 아들 인형을 던지지 못하는 건 차마,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감독: 그럴 수도 있겠다. (웃음)

모감독에게 예지력이 있었던 걸까. 바다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연수'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뒷모습이 자꾸 겹쳐보인다. 그들에겐 시간이 정지돼있다. 설사, 나중에 시간이 흐른다 해도, 예전의 시간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과연 그들의 '정지된 시간'을 위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감독에게 묻고 싶었지만 그냥 삼켰다. 이럴 때일수록 이런 영화가 더욱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출처: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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